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런던화재..
포털 메인화면에 크게 자리잡은 사진이 기사를 클릭하는 나의 일상을 멈추게 했다.
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새까맣게 변해버린 건물 그 사이사이 보다 더 어두운 작은 네모가
나를 그렇게 했다.
탄 것보다 더 어두운 작은 네모는 창문이라서,
그 안에는 사람이 '있다'는 당연함을 거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.
'제발, 사람이 없기를' 아닐 것을 알면서도 맹목적으로 바랐다.
마우스를 에둘러 클릭을 피했다.
사람이 없기를 바랐던 것이 나 자신을 위한 위선적 위안이며
사람이 '어떻게 되었는가'를 모르고픈 의도적 무지를 위한 회피였음을
부정 할 수 없다.
나는 회피를 자행했다.
모르는 척이 아닌 모르고자 하는 것에 애를 썼다.
오늘 아침 결국 기사를 클릭하기까지 복잡하지 않은 감정이 줄곧 유지되었다.
처음 포털 메인에서 사진을 봤을 때 들었던
그 감정이 오늘까지 줄곧 이어졌다.
사라지지 않고 이어졌다.
건물을 새까맣게 태우면서 피어져 나오는 연기는 새파란 하늘로 올라갔고
내 시선은 보다 어두운 그 작은 네모에서 떼지 못하면서 들었던 감정은
낯설지가 않았던 것이다.
새까맣게 되버리고 마는 것을 전 세계가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다는
아니,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구경하듯 바라보고 있다는 불편함이
내겐 익숙했다.
그래서 더 회피하고 싶었던 것이다.
익숙한 것이 공포스러워서.
그 날은 카메라가 현장을 찍고 있을 정도로 가깝게 접근했고
주위에 보트도 많아서
'구조가 안 될리 없다'는 생각이
나와 일상을 내버려두었다.
밥을 먹고 있었고
계속 밥을 먹었다.
밥을 다 먹은 뒤 벌어진 일을 알게되었을 때
모든 것을 토해냈다.
그 때 감정이 그 당시보다 지금은 익숙해져있다.
그 때 먹고있었던 반찬을 다시 먹기 시작했고
남색을 이제 쳐다볼 수 있다.
런던화재는,
지금의 익숙함을 낯설게 느끼게한다.
그런데도 여전히 나는 익숙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
무섭다.
이렇게 뭐라고 써서 토해내지 않으면
머릿속에서 잡다한 것들이 돌아다녀,
그것을 잡기 위해 일단 써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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